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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삶/창작의 막막함 4

대화문에서 인물 목소리를 분리하는 편집 루틴

대화문을 고칠 때 사투리나 어미를 바꾸면 인물 목소리가 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몇 문장 지나면 모든 인물이 같은 방식으로 질문하고 설명하는 문제가 다시 드러납니다.인물의 목소리는 말투보다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어떤 정보를 먼저 꺼내는지에서 더 잘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사만 추출해도 화자를 구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편집 순서를 소개합니다.대사를 장면에서 떼어 내 먼저 읽습니다지문과 서술이 함께 있으면 인물의 차이가 과장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저는 한 장면의 대사만 복사해 화자 이름을 가리고 읽습니다. 누가 말했는지 쉽게 맞힐 수 없다면 말투가 아니라 사고 방식이 겹친 것입니다.이때 문장을 예쁘게 고치지 않고 목적과 정보량을 표시합니다. 질문하는 인물인지, 회피하는 인물인지, 상대의 말을..

첫 문장과 첫 장면만 다시 쓰는 점검표

초고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전체를 고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첫 장면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뒤의 원고까지 불안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작부를 작게 진단하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범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첫 문장과 첫 장면만 떼어 내어 확인하는 점검표를 정리합니다. 정답 문장을 찾는 방법이 아니라, 독자가 무엇을 기대하게 되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첫 문장은 분위기보다 약속을 전달해야 합니다첫 문장이 반드시 큰 사건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독자가 어떤 종류의 이야기를 읽게 될지 약속해야 합니다. 인물의 문제인지, 세계의 이상인지, 관계의 긴장인지 한 가지가 보이면 다음 문장을 읽을 이유가 생깁니다.저는 첫 문장을 읽고 ‘이 장면에서 누가 무엇을 원하나’를 ..

초고가 쓰레기처럼 느껴질 때 — 퇴고를 3단계로 나누는 법

초고는 원래 형편없다.글쓰기 이야기에는 늘 이 말이 따라붙습니다. 위로가 되는 말이긴 한데, 실제로 초고를 다 쓰고 나면 별로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초고가 형편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손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제가 처음 장편 원고를 끝냈을 때가 그랬습니다. 파일을 열고 1화 첫 줄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 조사가 어색해서 고쳤고, 세 번째 문단에서 묘사가 길어 잘라냈고, 그러다 5화쯤 가서 "그런데 이 인물이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를 발견했습니다. 그날 세 시간 동안 고친 문장들은 대부분 나중에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문장을 다듬은 장면 자체를 들어냈으니까요.퇴고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력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이 글에서는 퇴고를 구조, 장면..

글이 막힐 때 쓰는 7가지 돌파법 — 작가 블록 실전 대응

커서가 깜빡입니다. 문서 맨 아래, 방금 쓴 문장 뒤에서 계속 깜빡입니다. 삼십 분째입니다. 화장실을 한 번 다녀왔고, 커피를 새로 탔고, 어제 쓴 회차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습니다. 그러고도 커서는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이 상태를 흔히 작가 블록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말이 문제를 오히려 가립니다. 하나의 병명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전혀 다른 원인들이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원인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 합니다. 열이 나는 이유가 감기일 수도 있고 염증일 수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그래서 이 글은 원인을 다섯 유형으로 먼저 나누고, 각 유형에 붙는 돌파법을 일곱 가지로 정리합니다. 21년 동안 개발 일을 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원인을 모르는 채로 손대는 수정은 대부분 상황을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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