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계속 나옵니다. LLM, RAG, MCP, 에이전트 같은 단어는 이제 기사나 서비스 소개에서도 자주 보이지만, 처음 접하면 서로 어떻게 다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AI를 이해할 때 자주 만나는 용어 12가지를 최대한 쉬운 말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깊은 기술 설명보다는, 각 용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큰 그림을 잡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1. LLM: AI의 기본 두뇌
LLM은 Large Language Model의 줄임말입니다. 한국어로는 거대 언어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엄청난 양의 글을 학습해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어서 답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AI 모델입니다. 우리가 ChatGPT 같은 서비스에 질문했을 때 문장을 읽고 답을 만들어내는 핵심 두뇌에 가깝습니다.
다만 LLM 자체가 곧바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 LLM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답을 만들지만, 단독으로는 실시간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외부 프로그램을 조작하거나, 사용자의 이전 대화를 계속 기억하는 기능을 반드시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 기능은 별도의 장치나 서비스 구조를 통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멀티모달: 글뿐 아니라 이미지와 소리도 다루는 능력
멀티모달은 AI가 한 가지 형태의 정보만 다루지 않고, 여러 형태의 정보를 함께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존의 AI가 주로 텍스트, 즉 글을 읽고 쓰는 데 집중했다면, 멀티모달 AI는 이미지, 음성, 영상 같은 정보도 함께 다룰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을 보고 설명하거나, 음성을 듣고 내용을 정리하거나, 이미지를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비유하자면 AI의 두뇌가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기보다, 눈과 귀 같은 감각 기관이 추가된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멀티모달 AI는 현실의 정보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3. RLHF: 사람이 가르치는 AI의 예절 교육
RLHF는 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의 줄임말입니다. 한국어로는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이라고 합니다.
LLM은 기본적으로 그럴듯한 문장을 잘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그 답변이 항상 친절하거나 안전하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이 AI의 답변을 평가하고, 어떤 답변이 더 좋은지 피드백을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RLHF는 이런 피드백을 바탕으로 AI가 더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답하도록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AI에게 “이런 답변이 더 좋다”, “이런 답변은 피해야 한다”를 가르치는 예절 교육에 가깝습니다.
4. 파인튜닝: 범용 AI를 특정 분야에 맞게 조정하기
파인튜닝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특정 목적이나 분야에 맞게 한 번 더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기본 AI가 여러 분야를 넓게 아는 신입 직원이라면, 파인튜닝은 그 직원에게 회사의 업무 방식, 제품 용어, 고객 응대 방식 등을 추가로 가르치는 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법률 문서, 의료 상담, 고객센터 응대, 특정 회사의 내부 문서 스타일처럼 특정한 분야에 맞춘 답변이 필요할 때 파인튜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조건 파인튜닝이 정답은 아닙니다. 단순히 최신 문서를 참고하게 하는 용도라면 RAG 같은 방식이 더 적합할 때도 있습니다.
5.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에게 일을 잘 맡기는 질문법
프롬프트는 AI에게 입력하는 질문이나 지시문을 말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가 원하는 결과를 더 잘 내도록 질문과 지시를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같은 AI라도 “블로그 글 써줘”라고 하는 것과 “초보자가 이해할 수 있게, 예시를 넣어서, 1,500자 분량의 블로그 글을 써줘”라고 하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AI는 사용자가 준 맥락과 조건을 바탕으로 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좋은 프롬프트는 보통 목적, 독자, 형식, 톤, 포함할 내용, 제외할 내용을 함께 알려줍니다. 질문을 잘 쓰는 능력은 AI 시대의 중요한 작업 능력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6. 지식 베이스: AI가 참고하는 문서 창고
지식 베이스는 AI가 답변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모아둔 문서 저장소입니다. 회사의 규정집, 제품 매뉴얼, 회의록, 자주 묻는 질문, 업무 가이드 등이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AI는 모르는 내용을 그럴듯하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흔히 환각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지식 베이스는 AI가 답을 지어내지 않고, 실제 문서를 바탕으로 답하도록 돕는 기반이 됩니다.
다만 문서를 모아두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문서가 최신인지, 중복되거나 오래된 내용은 없는지, AI가 찾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7. RAG: 문서를 찾아보고 답하게 만드는 방식
RAG는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의 줄임말입니다. 한국어로는 보통 검색 증강 생성이라고 합니다.
RAG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AI가 바로 머릿속 지식만으로 답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지식 베이스에서 관련 문서를 찾아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답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우리 회사 휴가 규정 알려줘”라고 물으면, AI가 일반적인 휴가 제도를 상상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 규정 문서를 검색한 뒤 답변합니다. 그래서 RAG는 정확한 근거가 중요한 업무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8. MCP: AI와 외부 도구를 연결하는 표준 규격
MCP는 Model Context Protocol의 줄임말입니다. AI가 외부 도구나 데이터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표준 규격입니다.
AI가 혼자 대화만 하는 수준을 넘어서려면 캘린더, 이메일, 데이터베이스, 문서 저장소, 업무 도구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MCP는 이런 연결을 매번 제각각 만들지 않고, 더 표준화된 방식으로 붙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합니다.
비유하자면 여러 전자기기를 꽂을 수 있는 멀티플러그 어댑터와 비슷합니다. AI 입장에서는 다양한 도구를 좀 더 일관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셈입니다.
9. 에이전트: 목표를 받고 스스로 실행하는 AI 시스템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목표를 주면 AI가 스스로 필요한 단계를 생각하고, 도구를 사용해 일을 진행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챗봇은 질문에 답하는 데 집중합니다. 반면 에이전트는 “이번 주 회의 일정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줘” 같은 목표를 받으면, 캘린더를 확인하고, 내용을 요약하고, 메일 초안을 작성하는 식으로 여러 단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에이전트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알아서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업무일수록 사람이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에이전트는 자율성과 통제 사이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10. 워크플로우 자동화: 반복 업무를 흐름으로 묶는 기술
워크플로우 자동화는 반복적인 업무 과정을 정해진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처리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문의 메일이 들어오면 내용을 분류하고,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고객관리 시스템에 기록하는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동화는 사람이 매번 같은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게 해줍니다.
에이전트와 결합되면 자동화는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정해진 순서대로 움직이는 것을 넘어, 상황을 보고 다음 행동을 고르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1. 하네스: AI가 안전하게 움직이도록 잡아주는 틀
하네스는 원래 몸이나 장비를 고정하고 보호하는 장치를 뜻합니다. AI 맥락에서는 AI가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제어 장치나 운영 틀을 의미할 때 사용됩니다.
AI에게 외부 도구를 연결하고 실행 권한을 주면 편리해지지만, 그만큼 위험도 생깁니다. 잘못된 메일을 보내거나, 엉뚱한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허용되지 않은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네스는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하고, 중요한 행동은 사람의 확인을 거치게 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멈출 수 있도록 만드는 안전장치입니다. AI를 더 잘 쓰기 위해서는 성능만큼이나 이런 통제 구조도 중요합니다.
12. AGI: 모든 지적 업무를 잘하는 범용 인공지능
AGI는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줄임말입니다. 한국어로는 범용 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쓰는 AI는 많은 일을 잘하지만, 여전히 특정한 구조와 환경 안에서 작동합니다. AGI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이 하는 다양한 지적 업무를 폭넓게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영업, 회계, 개발, 글쓰기, 기획처럼 서로 다른 일을 상황에 맞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AI를 상상하면 됩니다. 다만 AGI는 아직 명확하게 합의된 완성 상태가 있는 제품이라기보다, AI 연구와 산업이 향하고 있는 목표 개념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모든 면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더 강한 인공지능을 말할 때는 ASI, 즉 초지능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용어를 따로 외우기보다 흐름으로 보면 쉽습니다
이 12가지 용어는 따로 떨어져 있는 단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LLM은 AI의 기본 두뇌입니다.
멀티모달은 AI가 보고 듣는 능력을 넓혀줍니다.
RLHF와 파인튜닝은 AI를 더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사람이 AI에게 일을 잘 맡기는 방법입니다.
지식 베이스와 RAG는 AI가 근거를 찾아 답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MCP,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자동화는 AI가 실제 도구를 사용해 일을 하도록 돕습니다.
하네스는 그 과정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잡아주는 장치입니다.
AGI는 이런 기술들이 장기적으로 향하는 큰 목표에 가깝습니다.
마무리
AI 용어는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역할을 기준으로 나누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용어는 AI의 두뇌를 설명하고, 어떤 용어는 AI가 참고할 자료를 설명하며, 또 어떤 용어는 AI가 실제 업무 도구와 연결되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용어를 한 번에 외우는 일이 아닙니다. AI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고, 어떤 방식으로 더 유용해지고, 어디에 안전장치가 필요한지 큰 흐름을 잡는 것입니다.
앞으로 AI 서비스를 만들거나 사용할 때 이 용어들을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때마다 단어 자체보다 “이 기술은 AI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는 것인가”를 먼저 떠올리면 훨씬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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