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그때 그시절 3

그곳에 있었던 커피 자판기

날이 정말 추워졌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핸드폰을 들고 있으면 금새 손이 시려워져서 얼른 다시 주머니속에 넣기 바쁩니다. 서해안쪽에는 눈이 온다고 하네요. 이제 곧 여기도 눈이 올 것 같습니다. 여러분, 잘 지내셨어요? 인생잡담, 오늘은 커피 자판기에 얽힌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지금 제 와이프랑 연애하던 진짜 초창기 시절 이야기예요. 그때 저희 둘 다 20대 후반이었는데, 돈도 없고 시간도 없던 시절이었죠. 그래도 어쩔 수 있나요?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퇴근길에 만나서, 버스를 타고 가야할 길을 일부러 같이 걸어가곤 했었죠. 피곤할 텐데도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항상 저랑 같이 그 길을 걸어줬던 제 아내는, 특히 이렇게 추운 날이면 홈플러스 앞에 있는 커피 자판기 앞에..

정성 가득했던 메시지들

오늘 아침에 비가 내려서 날씨가 좀 추워질 줄 알았습니다. 생각만큼 추워지진 않았지만, 이제 곧 추워질걸 미리 알려주는 것 같네요. 이럴때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독감 때문에 주위에서 기침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더라구요. 날이 추워져서 그런가, 언제 기회가 되면 따듯한 술 한잔 마셔보고 싶어요. 항상 차가운 술만 마셔서 따뜻한 술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네요. 여러분도 오늘 술 한잔 생각 나시나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인생잡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너무 편해졌잖아요. 삐삐, 전화박스, 그리고 팬레터… 요즘 친구들은 아마 상상도 못 할 거예요. 그 시절엔 메시지 하나 보내는 데도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그때가 그러니까 97년도, 제가 ..

PC 통신과 컨텐츠 소비

"2400... 9600... 14400..." 여러분, 혹시 이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마치 암호 같은 이 숫자들을 듣고 가슴 한구석이 찌릿했다면, 아마 저와 같은 시대를 공유하신 분들일 겁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그 시절 우리의 밤을 뜨겁게 달궜던 **'PC통신 모뎀의 접속 속도'**입니다. 지금의 기가 인터넷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없는 속도였죠. 하지만 그 느린 속도를 뚫고 연결되던 순간의 그 소리를 기억하시나요? (삐- 찌지지직... 띠디디딩-) 저녁 시간, 부모님이 주무시고 나면 전화 쓸 일이 없을 테니, 그때만 숨죽여 기다렸습니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몰래 모뎀을 연결하곤 했죠. 혹시나 걸릴까 봐 노심초사하는데, 접속음은 또 왜 그렇게 크게 들리는지... 이불로 모뎀을 꽁꽁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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