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삶/웹소설 생각

웹소설 작가는 실제로 얼마나 벌까

Roslyn 2026. 8. 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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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는 실제로 얼마나 벌까

정부 실태조사 숫자를 그대로 꺼내봤다

웹소설 공모전 공고를 보면 상금이 수천만 원이다. "편당 1억"이라는 기사 제목도 심심찮게 보인다. 회사 생활에 지친 사람이 전업 작가를 떠올리기에 딱 좋은 숫자들이다.

그래서 실제 숫자를 찾아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낸 「2024년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다. 창작자 800명, 공급업체 152개사, 플랫폼 10개사, 이용자 811명을 조사했다.

결론부터 적는다.

웹소설 창작자 1인당 연간 총 수입은 평균 1,953만 원이었다. 2023년 기준이다.


1. 평균 1,953만 원의 속을 열어보면

이 1,953만 원은 웹소설로만 번 돈이 아니다. 조사에서 수입 구성을 이렇게 나눴다.

항목 비중

웹소설 연재 수입 60.3%
2차적 저작물 등 직·간접 수입 6.0%
웹소설과 관련 없는 수입 33.7%

연재로 번 돈만 떼어내면 1,953만 원의 60.3%, 약 1,178만 원이다. 열두 달로 나누면 월 98만 원쯤 된다.

"웹소설 써서 월 100만 원 벌기도 어렵다"는 커뮤니티의 말이 과장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리고 작가 셋 중 한 명 몫의 수입은 애초에 웹소설 바깥에서 나오고 있었다.

연간 4,000만 원 이상을 버는 창작자는 **13.5%**였다.


2. "편당 1억"은 몇 퍼센트인가

가장 궁금한 대목이다. 작품 1편당 평균 인세 분포는 이렇다.

편당 인세 비중

1억 원 이상 1.0%
5,000만~1억 원 미만 2.6%
3,000만~5,000만 원 미만 1.3%
500만 원 미만 70.8%
10만 원 미만 12.0%

3,000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는 다 합쳐도 5%가 안 된다. 반대쪽 끝에서는 열에 일곱이 편당 500만 원을 못 넘긴다. 편당 10만 원도 안 되는 경우가 12%다.

가장 흔한 구간은 '1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으로 28.4%였다.

기사 제목에 걸리는 숫자는 상위 1%의 숫자다. 그 숫자가 틀린 건 아니다. 다만 그게 평균이 아니라 최상단이라는 사실이 제목에는 잘 안 적힌다.


3. 시장은 커졌다. 그런데

시장 규모는 확실히 성장했다. 주요 플랫폼 매출 기준이다.

연도 시장 규모 증가율

2022년 1조 390억 원
2023년 1조 3,129억 원 26.4%
2024년 1조 3,500억 원 (추정) 2.8%

2년 만에 3,110억 원이 늘었다. 다만 2023년에 26.4% 뛴 뒤 2024년 증가율은 2.8%로 떨어졌다. 성장 속도 자체는 눈에 띄게 꺾였다.

그리고 그 돈이 어디에 모여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2024년 플랫폼별 규모다.

플랫폼 규모

네이버 (시리즈·웹소설·문피아) 7,799억 원
카카오페이지 3,602억 원
리디 1,096억 원
노벨피아 (메타크래프트) 313억 원
밀리의서재 212억 원
북큐브네트웍스 169억 원
북팔 169억 원

상위 셋을 더하면 1조 2,497억 원. 전체의 **92.6%**다. 네이버 한 곳이 절반을 넘는다.

시장이 커진다는 말과 내 수입이 늘어난다는 말 사이에는 이 구조가 놓여 있다. 어느 플랫폼에서 어느 자리에 노출되느냐가 수입의 대부분을 결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고로 독자 쪽 숫자는 이렇다. 이용자의 79.0%가 유료 결제 경험이 있고, 1회 평균 결제액은 8,032원이었다. 돈을 안 쓰는 시장은 아니다.


4.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이건 평균이다. 상위 1%가 억 단위를 가져가는 분포에서 평균은 중앙값보다 위로 끌려 올라간다. 실제 중간 지점에 있는 작가는 1,953만 원보다 적게 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조사 시점이 2023년이다. 보고서는 2025년 4월에 나왔고, 수입 항목은 2023년 기준이다. 웹소설 쪽에서는 이보다 최신 정부 조사가 아직 없다. 지금 시점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셋째, 조사 대상은 창작자 800명이다. 이미 연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계약에 도달하지 못한 지망생은 애초에 이 표본에 없다.

이 세 가지를 합치면 1,953만 원은 낙관적인 쪽에 가까운 숫자라고 보는 게 맞다.


5. 그래서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

그건 아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건 '가능성이 없다'가 아니라 '전업으로 갈아타는 시점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 다.

편당 500만 원 미만이 70.8%라는 말은, 한 작품으로 생활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작품 수와 연재 지속력이 수입을 만드는 구조다. 그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그 시간을 버티려면 다른 소득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작가들의 수입 중 33.7%가 웹소설과 무관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그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겸업은 실패한 상태가 아니라 이 시장의 기본값에 가깝다.

정리하면 이렇다.

  • 첫 계약이 곧 생활비가 되지는 않는다. 편당 인세의 최빈 구간은 100만~300만 원이다
  • 회사를 그만둘 판단 기준은 '한 작품이 잘됐는가'가 아니라 '연재를 계속할 수 있는 체력과 다음 작품이 있는가'다
  • 시장은 커졌지만 성장률은 꺾였고, 매출의 90% 이상이 세 플랫폼에 몰려 있다. 어디에 올리느냐가 실력만큼 중요하다

숫자를 알고 시작하는 것과 모르고 시작하는 것은 다르다. 최소한 몇 년을 버텨야 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들어가면, 첫 정산 금액을 보고 무너지는 일은 줄어든다.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4년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 (2025년 4월 16일 발표, 수입 항목은 2023년 기준)
  • 서울경제, "웹소설 시장 급증에도…작가 연평균 소득은 1953만원 불과" (2025년 4월 16일)
  • 이코노미스트, "'편당 1억' 웹소설, 나도 써볼까…시장규모 살펴보니" (2025년 4월 16일)

본문의 월 98만 원, 92.6% 등은 보고서에 직접 나온 수치가 아니라 발표된 숫자를 바탕으로 계산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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